신문박물관은 천경자가 그린 신문연재소설 원본 삽화 2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.
첫 번째 작품은 박경리의 소설 〈파시(波市)〉의 삽화입니다. 〈파시〉는 한국전쟁 중 통영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, 여러 인물의 비극적인 사랑과 내면을 그렸습니다. 구두를 신어보는 장면을 그린 삽화는 전쟁이라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쇼윈도 너머의 구두를 욕망하는 주인공 ‘명화’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. 특히 쇼윈도 안쪽에서 거리의 주인공을 내려다보는 영화적인 구도가 독특합니다.
두 번째 작품은 이규희의 소설 〈수줍은 연가(恋歌)〉의 삽화입니다. 여성인물을 중심으로 남녀 세 명이 난로를 둘러싸고 있는 장면으로, 1960년대의 실내공간 모습이 짜임새 있게 표현되었습니다. 한편, 천경자의 1962년 작 한국일보 연재소설 신문 삽화(〈사랑의 계절〉 142회분)는 2006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1점에 1,030만 원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. 천경자의 소설삽화는 일종의 드로잉으로 취급되어 수집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.
- 천경자, 〈파시〉(박경리 작) 소설 삽화, 동아일보, 1964.10.12., 79화, 10.1×15.2cm
- 천경자, 〈수줍은 연가〉(이규희 작) 소설 삽화, 동아일보, 1968.3.8., 85화, 10.7×15.2cm